사랑도 기술이다: 프롬의 철학으로 다시 보는 사랑의 의미
사랑이란 무엇일까. 이 물음은 철학자나 시인만의 몫이 아니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삶의 본질에 해당하는 주제이며,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관계 속에서 이 질문과 마주한다. 하지만 사랑을 진지하게 배우고 연습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을 ‘느끼는 것’, 혹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감정’이라 여긴다. 마치 누군가를 만나기만 하면 저절로 시작되는 마법처럼 말이다.
그러나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저서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은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는 사랑을 하나의 기술로 정의하며, 그 어떤 예술보다도 더 많은 지식과 노력, 인격의 성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한 사랑 이론서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현대인의 고독과 상처,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을 섬세하게 해부해낸다:)
사랑, 기술로서의 숙련
프롬은 말한다.
“사랑은 피아노를 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반복적 훈련을 통해 연마되는 기술이다.”
이는 사랑을 감정 그 자체보다도,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습관의 총합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우리는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 수백 번 손가락을 움직이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수천 번 연필을 쥔다. 그런데 왜 사랑은 그저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할까?
그는 사랑을 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네 가지 자질을 강조한다. 바로 훈련, 집중, 인내, 그리고 진정한 관심이다. 단순히 ‘사랑에 빠지는(falling in love)’ 것이 아니라, ‘사랑 안에 머무는 것(standing in love)’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다.
게으른 사람은 사랑할 수 없다. 이 책이 가장 단호하게 주장하는 부분이다. 사랑은 본능이 아니라 의지이며, 권태와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자기 수양과 성찰에서 비롯되니까.
주는 사랑, 성숙한 사랑
사랑의 심장에는 ‘주는 것’이 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곤 한다. 내가 사랑받고 싶은 만큼 상대를 사랑하려 하고,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좌절하지만- 사랑이란 받는 것이 아닌 ‘주는 행위’다. 그리고 그 주는 행위는 결코 손해가 아니며, 자기 존재의 최고 표현이니까.
“성숙한 사랑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꿰뚫는것. 타인을 통해 결핍을 채우려는 미숙한 사랑이 아니라, 온전한 자아로서 타인을 사랑하고, 그 존재를 온전히 존중하는 마음. 이것이 성숙한 사랑이지 않을까?
사랑에는 네 가지 필수 요소가 있다. 존중, 이해, 책임감, 지식. 이 네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사랑은 상대방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자유롭게 성장하게 돕는 힘이 되며- 그 안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와 기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은 실천이다: 기술의 반복과 내면의 성장
이론만으로 사랑을 배울 수는 없다. 프롬은 이론 → 실천 → 기술의 숙련이라는 단계적 접근을 제시하며, 실천 없는 사랑은 공허하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감동적인 사랑 명언을 외우고, 이론을 암기한다 한들, 실제 인간관계 속에서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사랑의 기술은 자라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기 성찰과 객관적 시선이다. 우리는 종종 사랑이 실패했을 때 상대를 탓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사랑을 배우려면 자신의 인격과 태도를 돌아보는 용기,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은 때때로 외롭고, 고단하며,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진짜 나를 발견하고,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 어려운 이유
프롬은 현대 사회가 소비주의, 경쟁, 고립감에 빠져 사랑의 본질을 잃고 있다고 비판한다. 사람들은 사랑조차 소비하듯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맞는가?’, ‘이 관계에서 내가 얼마나 만족을 얻는가?’라는 질문이 사랑의 기준이 된다. 그 결과, 사랑은 점점 얄팍해지고, 일시적인 쾌락으로 대체된다.
진정한 사랑은 선택이고, 책임이며, 태도이다. 이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으며, 삶 전체의 방식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가,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가 사랑의 깊이를 결정한다.
하필 가장 잘하는게 꾸준한 건데- 이런 습관이 사랑의 기술이었다니... 신기하다.(단 한번도 기술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서 그랬을까..?)무쪼록, 오늘도 너를 향해 사랑을 연습하고- 앞으로 꾸준히 나아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제 자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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