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데코 대표 디자이너 카상드르 : 입생로랑 로고 / 페뇨 서체
[ 아돌프 무롱 카상드르
A. M. Cassandre ]
아돌프 무롱 카상드르는 초기 단계에 있던 포스터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꿈으로써 그의 최고 전성기인 1930년대에 시각적 영역과 의미전달 영역을 가장 세련된 수준으로 올려놓은 그래픽 디자이너시다. 복잡한 심리적 단계를 담고 있는 그의 작품은 이전까지 이러한 매체를 본 적이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강하게 끌어들였다.
19c 말, 리소그래피 기술이 정착되고 현대 포스터가 창안되면서 프랑스는 제 2차 세계대전의 전후, 광고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리소그래피를 활용했다. 앙리 드 틀루즈 로트레크, 쥘 세례, 알폰스 무하 등의 뒤를 이어 카상드르가 가장 성공적인 제 2세대 포스터 디자이너로 활동한 것이 바로 이 시기다.
[ *리소그래피 :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기판에 그려 집적회로를 만드는 기술 -> 사진 기술을 이용하므로 포토 리소그래피라는 단어로도 사용되었다. ]
1901년 우크라이나에서 아돌프 무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 카상드르는 제 1차 세계대전 중, 파리로 가서 에콜데보자르에서 공부했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입체주의-초현실주의-순수주의 등을 포괄하는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에 합류했다. 그의 회화적 포스터 스타일은 다분히 이들 사조와 현대 아르데코 운동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는 종종 연한 회색에서 암갈색에 걸쳐 있는 색감과 음영처리 기법 등 입체주의 작가들을 모방했다. 초현실주의 작가들로부터 착시적 기법을 가져와서 작품에 적용하거나 순수주의 작가들처럼 단순화된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하기도 했다.
1923년, 그는 아샤르에 콩파니라는 리소그래피 인쇄소에서 일하게 된다. 그 무렵 그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나오는 천리안을 가진 트로이 왕의 딸인 카산드라의 이름을 따 카상드르라는 예명을 지었다. 1927년, 카상드르는 샤를 루포와 국제 그래픽 협회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면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된다. 프랑스 국영철도와 포드 자동차, 수많은 주류회사와 레스토랑 등 다양한 고객들이 그에게 디자인을 의뢰했으며- 1930년대에는 파리의 거리를 뒤덮을 정도로 기념비적인 광고물을 제작했다.
이 기간에 그는 포스터는 물론 페뇨를 비롯한 많은 서체 또한 디자인한다. 카상드르는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한 수단인 텍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텍스트가 중심인 그림을 그려야지- 그 반대가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생각에서 그는 활자주조 회사인 드베르니앤 페뇨를 위해 디자인한 서체이다. 1929년에 비푸르 서체를 그리고, 1936년에는 아시에 느와르 서체를 내놓았다. 그리고 1937년, 혁신적인 서체 페뇨체를 선보인다. 페뇨는 가늘고 두꺼운 굵기의 변화와 소문자 형태에 대문자 글꼴을 이용한 것으로 유명한 멋스러운 산세리프체의 일종이다. 현대에도 제목용 서체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하퍼스 바자에서 알렉세이 브로드비치와 일하면서 표지디자인을 했고- 의상과 무대디자인에도 흥미를 가졌다. 제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카상드르의 스타일은 회화적으로 굳어졌다. 사진을 사용하지 않는 그의 작품은 이제 구식으로 보였으며 따라서 일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무대디자인과 그래픽 작업을 계속해 나갔으며- 당시 작업으로는 유명한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로고가 있다. 이브생로랑의 로고야말로 아르데코의 기하학적 측면과 우아한 유선형의 조화를 단적으로 잘 나타내준다는 생각이 든다(:
카상드르의 포스터는 부분적으로는 순수주의 디자인에서 또, 부분적으로는 신고전주의 장식에서 비롯된다. 그가 에어브러쉬로 표현한 이미지와 기하학적인 레터링은 기계시대의 정확성을 나타낸다. 카상드르는 아르데코 분위기와 서체디자인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하는 모든 일에서 최선의 것을 보여주는 프랑스인만의 어떤 특별한 느낌을 지닌 그래픽 디자이너시다.
철도 포스터다. 원근법 효과나 과감한 시점을 설정함으로써 소실점에 위치한 별은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추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카상드르는 Dubonnett(뒤보 뒤봉 뒤보네) 등의 포스터로 명성을 얻었는데- 그의 가장 유명한 포스터다. 뒤포네 포스터는 초기 작품으로 고속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볼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되었으며, 연속 포스터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빠르게 지나가는 상태에서도 개념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일련의 포스터를 함께 배치했다. 포스터는 거리를 걸으며 순간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사람들에게 재빠르게 말을 걸어 인상적인 기억을 남겨야 하는 특성을 살려 1932년에 주류회사인 듀보네(DUBONNET)를 위해 아이콘적인 작품을 창조했다. 한 신사가 음료를 앞에 두고 3단계를 거쳐 잔을 채워간다. 만족감의 정도를 화면 아래 놓인 글자가 진해지는 정도로 표시해두는데- 처음에는 Dubo(멋진), 그 다음엔 Dubon(좋은), 그리고 드디어 Dubonnett으로 발전한다. 마지막 단계에는 사람과 회사명이 완전하게 보이며- 음료병도 등장해 잔을 다시 채운다.
*Dobon은 프랑스어로 좋은 어떤 것을 의미하며 Dobonnett은 훌륭한 술을 의미한다. 술이 채워지는 것을 몸과 타이포의 색과 디테일이 채워지는 것으로 표현했는데- 레터링의 형태나 배열이 완벽하다.
랭트랑 지장 신문사를 위한 포스터다. 카상드르가 추구하는 완벽한 구성을 볼 수 있는데- 엄격한 황금 분할 비례에 따른 레이아웃과 긴급하게 뉴스를 외치는 듯한 마리안느를 묘사하고 있다.
[ *Marianne 프랑스어로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고 있다. ]
증기선 포스터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점을 원근법을 이용하여 적용함으로써 작품의 시선을 끌고 있으며- 에어브러시를 능수능란하게 다룬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또한 대상과 기계로부터 벗어나 인물들을 창조하거나 재해석할 줄도 알았다. '종합주의'와 '서정성'을 결합함으로써 광고 대상을 찬양하는 새로운 이미지들을 창조했으며- 카상드르의 포스터는 당시 유럽을 지배하고 있던 아방가르드의 엄격한 원칙만이 그래픽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유일한 수단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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