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치홀트 Jan Tschichold : 펭귄북스, 사봉체, 뉴 타이포그래피
[ 얀 치홀트 Jan Tschichold ]
얀치홀트는 20세기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이 있는 타이포 그래퍼중 한 분이시다. 그는 서체 디자이너, 타이포그래퍼, 작가로서 바우하우스 양식의 영향 아래 타이포그래피가 모더니즘 시대로 이행하는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생애>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난 치홀트는 1914년 세계도서, 그래픽 박람회에서 에드워드 존스턴의 책 <캘리그래피와 장식글씨, 그리고 그 활용>과 루돌프 폰 라리슈가 쓴 <장식글씨 연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타이포그래피와 밀접한 환경에서 성장한 얀 치홀트는 1917년, 라이프치히 그래픽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레터링 공부를 하며 서체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제본과 목판화, 동판화 등을 배웠으며- 헤르만 델리치 밑에서 타이포그래피를 배웠다. 치홀트는 포스터 디자인을 할 때, 손수 쓴 글자를 이용하고- 독일의 작가 겸 디자이너이며 캘리그래퍼인 루돌프 코흐의 작업에서 영향을 받아 서체의 형태와 구성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다. 1923년, 피셔&바티히 출판사에 활자 디자이너로 들어갔는데 1924년 바우하우스 전시회를 감상한 이후론 라슬로 모호이너지와 엘 리시츠키에게 매료된다. 또한, 전통적인 타이포그래피 방식에서 벗어나 뉴 타이포그래피의 강력한 지지자가 되었다.
<뉴 타이포그래피>
특징 : 산세리프, 볼드타입, 비대칭 정렬, 기능적, 장식이 배제됨, 강한 대비, 여백을 살림, 의미있는 색의 사용(주로 빨강)
1925년 <타이포그래픽뉴스> 10월 호에 실린 자신의 글 <타이포그래피의 기본>에서 그는 바우하우스에서 얻게 된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밝혔다. '타이포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기능성이다. 이를 위해선 산세리프 서체만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사진은 가장 단순한 이미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엇지만,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치홀트는 뮌헨으로 거처를 옮겨 파울레너가 설립한 독일 인쇄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타이포그래피와 캘리그라피를 가르치면서 서체 디자인 작업도 병행했다. 그의 유명 저서인 "뉴 타이포그래피'가 발간된 것은 1928년이다. 이 책은 타이포그래피와 페이지 구성에 대한 규칙과 표준화된 접근방법을 제시한다. 1931년에 치홀트는 트랜싯 계열의 서체인 '사스키아'와 '제우스'를 제작했으며 이후 나치로부터 비판을 받으며 강의와 디자이너로서의 실무 모두를 금지 당하게 된다.
1933년 3월, 무장한 나치 당원들이 뮌헨에 있는 그의 집에 난입하여 얀 치홀트와 그의 아내를 체포하는데- '문화적 볼셰비키'로서 '비독일적'인 타이포그래피를 만들어냈다는 혐의를 받은 뒤로- 스위스로 망명한다.
모더니즘에 대한 나치의 박해로 스위스 바젤로 이주한 후부터 치홀트는 뉴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신념을 버렸다. 시각언어를 정화한다는 뉴 타이포그래피의 사상이 어딘가 파시즘과 닮은듯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다시 전통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연구로 되돌아가 연구를 시작함으로써 세리프체를 사용했고, 본문용 서체인 사봉체를 제작한다. 사봉체는 얀치홀트 평생에 걸친 연구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낸 대표적인 세리프체다.
<사봉체 Sabon>
얀치홀트의 일생을 응축한 사봉체는 게라몬드의 우아함을 유지하면서 소문자의 크기와 글자 굵기 면에서는 더 가독성이 있는 우수한 본문용 서체로 탄생되었다. 당시의 세가지 기계조판에도 모양이 서로 다르게 인쇄되지 않고- 가독성이 높아 모든 인쇄 목적에 사용될 수 있었으며, 가장 보편적인 본문용 서체인 모노타입 게라몬드보다 폭이 5%정도 좁아서 경제적인 서체였다(:
1946년 치홀트는 영국 펭귄북스의 고문으로 초청되어 런던으로 이주한다. 그곳에서 그는 무려 500여 권의 책을 디자인했으며, 1947년 <펭귄 식자 규정(Penguin Composition Rules)>을 만들어 북 디자인의 표준 시스템을 구축한다. 펭귄 식자 규정은 펭귄 디자인 규정집으로도 알려진 타이포그래피 규정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묶고 디자인도 진행한 것이다. 이 네 쪽짜리 에세이는 왜 디자이너들이 레이아웃과 타이포그래피와 관련해 자신이 권고하는 내용을 지키고 따라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책을 위해 외형을 만드는 것과 디자인에서 책의 내용을 반영하는 것 사이에 완벽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펭귄북스>
1935년 알렌 레인(Allen Lane)이 창간한 펭귄북스는 저렴한 가격과 페이퍼백의 도입으로 당시 유명한 작가들의 책을 저렴하게 볼 수 있었고, 그와 더불어 펭귄북스만의 특징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이 디자인의 중점적인 부분은 시리즈에 따라 구별되어 사용되는 표지의 컬러와 모든 책에 규칙적으로 사용되는 디자인 소스들이다.
1965년 런던의 명예왕실 산업디자이너로 선정되고, 라이프치히의 구텐베르크 상을 수여받은 얀 치홀트는 타이포그래피의 대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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