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 : 키스 /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Gustav Klimt)

 

[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 1862 - 1918 ]

 

앞서 포스팅한 빈 분리파 운동의 주요 회원으로서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활동한, 아르누보 대표 화가이다. 14세에 빈 응용미술학교에 입학하면서 장식 회화가로 교육을 받은 그는 전통적인 사실적 화풍에도 재능이 있었으나, 장식과 독립된 작품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화풍을 넓혀나간다. 19c 말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일어난 아방가르드 미술을 접한 이후엔- 상대적으로 낙후된 오스트리아 미술에 반발하는 운동, '빈 분리파'를 결성하게 된다. 

 

 

 

사실, 구스타프 클림트하면 가장 먼저 작품 '키스'가 떠오른다. 어렸을 적, 가장 좋아하는 작품 다섯손가락 중 하나에 손꼽힐 만큼-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에 매료되곤 했었다. 뭐랄까. 단순히 붓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것만이 아닌, 얇은 금박을 붙여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옛 보헤미아 지방의 금 세공업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금을 활용한 기법이 낯설지 않았던 클림트는 아르누보와의 공통점이기도한 색채와 장식(금박), 상징주의, 분리파를 결합시켜 이 걸작을 만든 것이다.

입맞춤은 오랜 세월 동안 그 의미가 변하지 않는 인간의 중요한 몸짓 중 하나이다. 이 그림은 키스에 대한 다양한 상징과 내포된 의미를 담음으로써 그 중요성을 한 층 더 부각시킨다. 클림트의 크림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한 지극히 낭만적인 관점과 영원히 지속될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두 사람의 포옹이 만드는 실루엣은 '이성간의 갈등과 대립과 차이를 없애기 위해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섞어놓은' 형태이다. 클림트는 세심하게 이것을 의도했다.

 

여인의 이미지는 남자 속에 파묻혀 있다. 여자의 관능적 행복은 남자에 대한 절대적인 종속을 통해서만 가능함을 암시한 것이다. 그림 전체를 지배하는 포옹 행위를 주도하는 쪽은 남자이며, 여자는 거의 잠이 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종속과 합일은 영구적일 수 없다. 지금 어디선가 부둥켜안고 있을 연인들도 언젠가는 두 몸으로 나뉘어 헤어지고, 그대로 화석이 될 것처럼 깊이 포옹한 연인도 포옹을 풀고 두 사람으로 나뉜다. 그 때 우뚝 선 남성은 쪼개질 것이다.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 1907

클림트를 위해 그림의 모델이 되어준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화다. (아이러니하게 클림트는 자신의 초상화, 즉 자화상을 단 한점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 이 작품은 회화 거래사상 최고가, 무려 약 1300억원에 경매되었다고 한다. 키스 못지 않게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이 어우러져 있어 눈을 뗄 수 없었던 작품이다.

 

세밀하고 아름다운 장식들이 돋보이는 이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보통 동그란 형태로 추상화된 여성성을 보여주려던 것이었을까? 황금비 속에 표현된 타원형 - 사각형 - 삼각형 - 그 외 일렁이는 물결 모양 등 하나하나 숨겨진 의미들이 있을 것만 같았다. 여성을 표현한 선과 대비되는 패턴들이 어쩜 저리 독특하면서 동시에 조화로울 수가 있는건지... 마치 음악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