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지급준비제도 / 예금보험
부자들의 음모 - 로버트 기요사키 The Conspiracy of the Rich - Robert Kiyosaki 9.
지금의 돈은 ‘보이지 않는 빚’의 파생상품이기에 은행이 자신의 금고를 터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은행이 우리 돈을 마음놓고 훔쳐가도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다.
Today's money is a derivative product of 'invisible debt,' so it's as if banks are looting their own vaults without anyone noticing. Even when banks steal our money freely, people remain completely oblivious.
오늘날 은행이 고객들의 돈을 터는 방법은 두 가지다.
- 부분지급준비제도
지급준비율이 12:1이라고 할 경우, 당신이 은행에 100만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100만 원으로 1,200만원을 대출 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바로 당신이 맡긴 돈을 깎고 희석하는 것이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고, 또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예컨대 은행이 매년 이자를 5퍼센트씩 지급한다고 해보자. 100만원을 예금했을 때 은행은 1년 후 5만 원을 이자로 줄 것이다. 하지만 은행은 이 100만원을 가지고 1,200만 원을 빌려주고 10퍼센트씩 이자를 받는다. 은행은 1년 동안 120만 원을 벌어들일 것이다. 당신은 100만원으로 1년 동안 겨우 5만원을 벌지만, 은행은 당신의 돈으로 120만원을 벌어들인다. 부분지급준비제도를 통해 은행이 우리 돈을 희석시키고 우리의 부를 훔쳐가는 것이다.
There are two main ways banks rob customers today:
1. Fractional Reserve Banking
When the reserve ratio is 12:1, if you deposit 1 million won in the bank, the bank can lend out 12 million won. This means the bank is essentially diluting and cutting into the money you deposit. As the money supply increases, its value decreases, leading to inflation. For example, if a bank pays 5 percent interest annually, your 1 million won deposit will earn you 50,000 won in interest after one year. However, the bank can lend out 12 million won from your deposit and charge 10 percent interest, earning 1.2 million won in a year. You earn only 50,000 won, while the bank makes 1.2 million won using your money. Through fractional reserve banking, banks dilute our money and essentially steal our wealth.
부분지급준비제도는 은행의 현금 강탈 방법이다. 이러한 첨단 은행 강도질은 사람들이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 모든 은행은, 하다못해 지방의 작은 은행이라고 해도 이와같은 방식으로 허공에서 돈을 만들어낸다. 돈을 들고 은행에 찾아갈 때마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들은 당신이 맡긴 돈을 가지고 마치 요술을 부리듯 더 많은 돈을 찍어낸다. 당신이 예치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주고, 이로써 시장에는 돈이 넘쳐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결국 은행에서 주는 이자율만큼 물가가 오른다는 뜻이다.
This system allows banks to siphon off cash without easy detection. All banks, even small local ones, create money out of thin air using this method. This is why they welcome you warmly when you bring in your money—they use it like magic to create more money. They lend out more than you deposit, flooding the market with cash and causing inflation. As a result, the interest you earn from the bank is offset by rising prices.
1983년 6월, 영리한 투자은행들은 허공에서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또 다른 기발한 상품을 만들어냈다. 수천 개의 모기지 대출을 묶어 증권화하여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이라는 이름을 붙여 팔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진짜 ‘빚’의 파생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CDO는 전 세계에 정부 채권과 기업 채권의 대안 상품으로 팔려나갔다.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 같은 신용평가 회사들은 부채를 재포장한 이 상품에 투자등급을 매김으로써 상품 판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AIG와 같은 보험회사들과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신용디폴트스와프credit default swap’로 거래의 안전성을 보장했다. 이들이 ‘보험’이라는 말 대신 ‘스와프’라는 낯선 단어를 사용한 것은, 보험은 손실이 났을 때 이를 보상해줄 돈을 회사가 미리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스와프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 스와프 때문에 모기지 시장이 붕괴되자 AIG, 패니메이, 프레디맥 같은 회사가 가장 먼저 망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여 자동차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요청했더니 보험해사에서 지급할 보험금이 없다면서 파산해버린 꼴이다.
In June 1983, clever investment banks devised another ingenious way to create money out of thin air. They bundled thousands of mortgage loans into securities, creating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 (CDOs). These were sold worldwide as alternative investments to government and corporate bonds. Credit rating agencies like Moody's and Standard & Poor's gave these repackaged debt products investment-grade ratings, boosting their sales. Insurance companies like AIG, along with Fannie Mae and Freddie Mac, guaranteed these transactions with Credit Default Swaps (CDS). They avoided using the term 'insurance' because insurers must have funds ready to cover losses, whereas swaps do not require this. This lack of preparedness led to the downfall of companies like AIG, Fannie Mae, and Freddie Mac when the mortgage market collapsed. It's like an insurance company going bankrupt when a customer files a claim after an accident.
CDO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자 모기지 은행들은 앞다퉈 증권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증권화할 수 있는 모기지 대출이 바닥나자 은행들은 새로운 대출 고객을 찾아 나섰다. 돈에 쪼들린 가난한 사람들, 돈 한 푼 없이 자기 집을 마련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말이다. 이미 담보대출을 받아 산 집을 다시 담보로 걸고 집값이 오른 만큼 대출을 해 주기도 했다. 은행들은 대출 자격이 되는 우량고객을 ‘프라임’ 신용등급이라고 불렀는데, 새롭게 찾아낸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서브프라임subprime’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다. 대출 적격 수준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은 자격 미달인 사람들이다.
As demand for CDOs grew, mortgage banks raced to create more securities. When prime mortgage customers became scarce, banks turned to new, riskier customers—people struggling financially or wanting to buy homes without any savings. They even offered second mortgages based on rising home values. These riskier borrowers were termed 'subprime,' indicating they were below prime credit standards.
서브프라임 대출자들도 처음 몇 달은 빚을 열심히 갚았고, 그동안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2005년 집값이 폭락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대혼란이 일어났다. 이 모든 혼란의 근본적인 책임은 부분지급준비제도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줄 수 있도록 허가한 연방준비제도에 있다.
Initially, subprime borrowers managed to repay their loans, and everything seemed fine. But when home prices plummeted in 2005, many defaulted, leading to chaos. The root cause of this mess lies in the Federal Reserve's allowance of fractional reserve banking, which lets banks lend out more than they have.
문제는 연방정부가 이 파생상품으로 인한 손실을 떠안을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드러난 것만 해도 600조 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인데도 말이다. 정부가 이 손실을 떠안으면, 이는 곧 은행이 예금자의 돈을 또 한번 꿀꺽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바로 예금보험 말이다.
The problem worsened because the federal government was ready to absorb the losses from these derivatives. The exposed amount exceeded a staggering $600 trillion. If the government covers these losses, it gives banks another opportunity to swallow up depositors' money through deposit insurance.
2. 예금보험
예금보험은 예금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아니라 은행을 보호하는 제도다. 미국에서 예금을 보장하는 업무를 하는 기관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다. 이 기관의 주요 목적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와 같은 거대은행을 보호하는 것이다. 바로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들을 지켜주는 것이다.
2. Deposit Insurance
Deposit insurance is designed to protect banks, not depositors. In the U.S., the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FDIC) handles deposit guarantees, primarily to protect large banks like Citigroup, Bank of America, and JPMorgan Chase—the main culprits behind financial crises.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몰려들어 예금을 찾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한다. 1980년대 저축대부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예금보장한도는 5만 달러였다.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예금보장한도는 10만 달러로 늘어났다. 2007년 금융위기가 시작될 무렵 예금보장한도는 25만 달러로 늘어났다. 이렇게 보장 범위를 자꾸 확대하는 것은 은행이 망해도 예금자들은 돈을 잃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2007년에서 2009년까지 미국의 수많은 은행이 파산했음에도 무더기 예금인출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예금자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자신의 돈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The FDIC ensures there is no massive rush of customers withdrawing their deposits. In the 1980s, during the savings and loan crisis, the insurance limit was $50,000. This limit increased to $100,000 to address problems, and by the onset of the 2007 financial crisis, it was raised to $250,000. Increasing the coverage assures depositors that their money is safe even if banks fail. Despite numerous bank failures from 2007 to 2009, there were few bank runs because depositors trusted the FDIC to safeguard their money.
물론 이것이 예금자를 보호하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무능력하고 탐욕스럽고 부정직한 은행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은행의 돈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든든한 금융 방어역 역할을 함으로써, 은행에게 예금자들의 돈을 가지고 더 위험한 모험을 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은행이 망해도 예금을 지급해준다고 큰소리치지만, 실제로 그런 손실을 메울 수 있는 돈이 전혀 없다. 그래서 구제금융이 필요하고, 이 돈을 납세자들이 모두 메워야 한다. 지금까지 무수한 은행들이 수십억 달러를 탕진하고 날랐다. 그들이 남겨놓은 청구서를 갚기 위해 사람들은 오늘도 뼈 빠지게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While this might seem like protecting depositors, it also shields incompetent, greedy, and dishonest banks. The FDIC's assurance emboldens banks to take greater risks with depositors' money. Although the FDIC promises to cover deposits even if banks fail, it lacks the actual funds to cover such losses, necessitating bailouts funded by taxpayers. Numerous banks have squandered billions, leaving the public to pick up the tab. As a result, people toil tirelessly to pay off the debts incurred by reckless b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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