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 디자인의 거장, 아드리안 프루티거 Adrian Frutiger / 유니버스체
[ 아드리안 프루티거
Adrian Frutiger, 1928 - 2015 ]
1922년 직공의 아들로 태어나 인쇄소에서 식자공(인쇄를 위한 활판에 활자를 배열하는 사람)으로 경험을 쌓으며 글자디자인에 눈을 떴던 아드리안 프루티거는 취리히 예술 공예학교 재학 중에 큰 상을 받아 이름이 알려졌다. 이 덕분에 프랑스의 활자 주조소인 '드베르니에페뇨사'에서 아트데릭터로 활동했다.
IBM 타자기에서 새로운 광고용 글자꼴을 디자인할 때 조언했으며 슈템펠활자주조소 라이노타입사와 공동으로 긴밀히 작업하여 수많은 글자꼴을 새로 선보였다.
그의 대표작인 유니버스체와 프루티거체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글자가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굵기와 폭, 기울기 정도를 숫자로 표기한 체계적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니버스체가 만들어지면서 서체 family가 등장했으며- 글씨의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공유한 글씨체를 Family체라고 부른다. 글씨체에 처음으로 이러한 형태유전자를 도입하여 수학적 질서를 체계화한 사람이 아드리안 프루티거다(: 그 외에 그가 디자인한 글자체로는 메르디앙체(1954), 글리파체(1979) 아브니르체(1988) 등이 있다.
이렇듯 프루티거는 많은 글자체를 디자인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을 위한 글자 체계와 형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전쟁 후의 시대적 상황을 잘 나타내는 Futura(파울레너가 디자인한 산세리프 서체, 푸투라)의 성공은 찰스 페이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푸르티거에게도 그에 대적할 만한 기하학적 산세리프체를 디자인하도록 주문되었다. 하지만, 푸투라의 한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획일성을 달가워하지 않은 프루티거는 좀더 현실적인 신 그로테스크체를 바탕으로 하길 원했다. 그렇게 선정된 서체 모델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악치덴스 그로테스크다. 그리고 이렇게 초벌 유니버스가 완성되었다. 프루티거는 획일성이라는 기본 테마 위에서 작업했으나- 그의 획일성은 다른 딱딱한 서체들의 획일성에 비하면 더 미묘하고 인간다웠으며, 결과적으론 더욱 편안하게 세팅되었다.
1950년대에 헬베티카보다 더 간결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산세리프 서체 패밀리, 유니버스를 디자인한 그는 그로부터 20년 뒤, 파리의 새로운 공항의 사인을 위한 글자 디자인을 의뢰받게 된다. 그때 그가 생각한 디자인의 방향은 우선 읽기 쉬운 산세리프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 당시 유행이 시들어가는 유니버스나 헬베티카를 넘어서는 새로운 산세리프 형태를 찾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공항의 특징적 건축 형태인 곡선미를 반영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잘 반영한 것이 바로 '프루티거' 서체다.
따라서 서체 디자이너로서 프루티거의 가장 큰 장점은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했다는 점이다. 또한, 최신 트랜드를 전통적인 것과 결합함으로써 신선하고 시간을 거스르는 대중을 향한 디자인을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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