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양식 ]

 

1950년대 초,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스위스에 등장했으며- 그래픽 디자인의 차별화된 접근 방법이 유럽 전역에 걸쳐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국제적인 양식으로 통용되었다. 

 

스위스 양식은 국제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이라고도 불리우며 가독성과 객관성, 명확성을 강조하는 그래픽 디자인 운동이다. 세리프 서체와 비대칭 레이아웃, 그리드 시스템의 엄격성을 적용하였으며- 왼쪽 맞춤 정렬이 중요한 요소다. 스위스 양식 선두 주자였던 요제프 뮐러 브로크만과 카를 게르스트너는 바우하우스의 '타이포-포토'와 러시아의 구성주의에서 영향을 받아 사진 이미지를 즐겨 사용했다.

 

스위스 양식의 뿌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위스 디자이너들은 얀 치홀트가 개척한 뉴 타이포그래피를 받아들였는데, 그들 중 바우하우스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막스 빌 같은 미술가들은 그곳에서 배운 스타일로 포스터를 만들었다. 막스 빌의 '남아프리카의 선사시대 동굴벽화'가 그 예다. 

 

이렇듯 국제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은 데 스틸과 구성주의, 바우하우스, 그리고 뉴 타이포그래피로부터 발전했으며- 실제적으로 '취리히'와 '바젤'이라는 두 학교로부터 전파되었다. 교역과 상호 교류의 증가에 따라 2차 대전 이후 고조된 국제주의 정신(Internationalism)은 언어 장벽을 넘기 위한 다언어적 체제와 명료한 커뮤니케이션, 세계인이 이해 가능한 픽토그램 등을 요구했으며, 스위스 양식은 시스템으로 확보된 논리정연한 질서감으로 정보에 신뢰성을 더해주어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주었다.

이 양식의 시각적 특징은 디자인 요소들을 수학적 그리드에 맞추어 비대칭적으로 구성하여 시각적 통일을 이루고- 헬베티카나 유니버스 활자체로 오른쯕 흘리기를 많이 사용하며, 구상적 사진과 문안은 정확한 사실에 바탕을 두고 배치하여 시각적, 언어적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산업 그래픽'으로 잘 알려진, 안톤 슈탄코브스키(Anton Stankowski)는 산세리프 서체인 악치덴츠 그로테스크 서체와 비대칭 레이아웃 방식, 괘선 등을 주로 사용하여 광고를 제작했으며- 1947년 디자이너들은 중요한 스위스 양식의 가이드 북이 된 '타이포그래피'의 저자 에밀루더가 세운 바젤 디자인학교에 모였다. 

 

Schutzt das Kind!, 1953

요제프 뮐러 브로크만이 1953년에 만든 포스터 <저 아이를 조심하세요!>는 스위스 양식의 첫 번째 작품으로 간주된다. 이 포스터에서는 악치덴츠 그로테스크 서체의 소문자와 사진 이미지, 극적인 크기 변화, 불편하고 극단적인 사진 크로핑이 사용되었다.

Werk Magazine, 1955

그 다음으로 대표적인 것은 1955년, 카를 게르스트너가 디자인한 건축-디자인 잡지 <베르크>의 특집 디자인이다. 게르스트너는 모든 본문을 양끝 맞춤이 아닌, 왼쪽 맞춤으로 정렬하고- 지면 레이아웃에 그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그는 그리드의 역할을 '레이아웃, 도표, 그림 등의 비례를 결정하는 조정 장치'라고 했다. 그 후 그리드의 사용은 스위스 양식의 전형적인 특징이 되었다.

 

스위스 양식 디자이너들은 악치덴츠 그로테스크와 함께 파울 레너의 푸투라 서체와 아드리안 프루티거의 유니버스 서체도 사용했다. 1951년 취리히에 있는 하스 활자회사는 막스 미딩거에게 새로운 산세리프 서체 디자인을 의뢰했다. 1953년에 막스는 노이에 하스 그로테스크를 완성하게 되고, 이것은 이후 슈템펠 활자회사에 의해 1957년 '헬베티카'라는 이름으로 일반에 출시된 것이다. 

 

Neue Grafik

1958년 요제프 뮐러 브로크만과 그의 동료 그래픽 디자이너인 한스 노이부르크는 잡지 '노이에 그라피크(Neue Grafik)'를 창간했다. 여기에는 건축가겸 미술가인 카를로 비라렐리와 미술가 리하르트 로제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이 잡지는 '현대 그래픽과 응용미술 논의를 위한 국제적인 장의 제공'을 표방했으며- 미국 디자이너들에게 스위스 양식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즉, 1950년대와 60년대 초 미국에서 일어난 CI 디자인의 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ps. 앞으로 기록하게 될, 디자이너들은 스위스 양식과 관련된 분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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